동북아시아의 긴장 수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희토류를 둘러싼 경제 갈등으로 정면 충돌 국면에 접어든 반면, 한국과 중국은 정상외교를 통해 관계 관리와 실용 협력을 모색하며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안보와 경제, 외교가 동시에 얽힌 동북아 정세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갈등의 불씨는 일본에서 먼저 튀어 올랐다.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대만 유사시 일본의 역할을 언급하자, 중국은 이를 자국의 핵심 이익을 건드린 발언으로 간주했다. 이후 중국은 일본을 대상으로 희토류와 이중용도 품목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단행하며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사실상 정치·안보 발언에 대한 경제적 보복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희토류는 첨단 산업과 군수 분야에 필수적인 전략 자원이다. 중국이 다시 한 번 이를 외교·안보 카드로 꺼내 들면서, 일본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도 긴장감이 번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국제 규범에 반하는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한편, 희토류 수입선 다변화와 비축 확대, 미국·유럽과의 공조 강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단기간에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중·일 갈등의 장기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중 관계에서는 관리된 협력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중국을 국빈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은 경제·산업·기후·공급망 분야를 중심으로 10여 건의 경제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모색했다.
이번 회담은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한국과 중국이 갈등을 전면화하기보다는 실용적 협력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안보 문제와 대만 해협을 둘러싼 긴장, 한·미 동맹이라는 구조적 변수는 여전히 양국 관계의 제약 요인으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관계 복원이라기보다 충돌을 피하기 위한 관리 국면”이라고 평가한다.
결국 현재의 동북아 정세는 하나의 축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중국과 일본은 안보 발언을 계기로 경제 전선에서 직접 충돌하고 있고, 한국과 중국은 긴장을 완화하며 협력의 여지를 넓히고 있다. 한 국제정치 전문가는 “동북아는 이제 단일한 갈등 구조가 아니라, 국가별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속도로 긴장과 협력이 동시에 진행되는 분화된 긴장 국면에 들어섰다”며 “희토류, 대만 문제, 정상외교가 맞물리면서 지역 질서 전반을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보와 경제가 분리되지 않는 시대, 동북아의 선택은 각국의 외교 전략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과 국제 정치 지형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