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4일

어제의 눈물을 넘어, 영원한 동행의 길로

본문 말씀: 이사야 41:10, 마태복음 11:28, 고린도후서 4:7-9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2025년이라는 시간의 거대한 강물이 흘러가고, 새로운 2026년이라는 바다를 목전에 둔 운명의 경계선에 서 있습니다. 이제 불과 몇 시간 뒤면 우리는 달력을 바꾸고 새해 인사를 나누겠지만, 우리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감정들과 해결되지 않은 삶의 숙제들이 무겁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 22년 동안 여러분과 함께 울고 웃으며 이 강단을 지켜온 저에게도, 오늘 이 마지막 시간은 여느 때보다 각별하고도 엄숙하게 다가옵니다.

올 한 해, 여러분의 삶은 어떠셨습니까? 우리는 지난 1월, 이 제단 앞에 엎드려 수많은 서원과 기도를 올려드렸습니다. “올해는 제 경제적인 문제가 풀리게 하소서”, “우리 자녀의 앞길을 열어주소서”, “이 지긋지긋한 질병에서 저를 건져주소서”라고 간절히 부르짖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이 자리에 앉아 계신 여러분 중에는 여전히 응답되지 않은 기도의 제목을 붙들고, 하나님을 향한 서운함과 자신을 향한 자책 사이에서 길을 잃은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하나님, 제가 이토록 정성을 다했는데, 왜 제 삶의 고통은 멈추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이 가슴 밑바닥에서 요동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여러분, 저는 오늘 이 2025년의 마지막 시간, 여러분에게 위로가 아닌 정직한 신앙의 진실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많은 사람이 믿음이 좋으면 고통이 비껴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기도를 많이 하면 인생의 풍랑이 잦아들고 형통의 길만 열려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제가 22년 선교 사역 현장에서 마주한 신앙은 결코 그런 단순한 마술이 아니었습니다. 믿음은 내 삶의 고통을 즉시 제거해버리는 도깨비방망이가 아닙니다. 오히려 진정한 믿음은, 그 칠흑 같은 어둠의 골짜기를 지날 때조차 우리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경험하게 하는 능력입니다.

시편 13편에서 다윗은 부르짖습니다. “여호와여 어느 때까지니이까 나를 영원히 잊으시나이까 주의 얼굴을 나에게서 어느 때까지 숨기시겠나이까” 이 처절한 외침은 신앙이 약해서 터져 나온 비명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을 너무나 진지하게 사랑하기에, 그분의 침묵이 견딜 수 없어 터져 나온 가장 뜨거운 믿음의 증거입니다. 그러므로 성도 여러분, 올 한 해 여러분이 겪었던 그 수많은 질문과 아픔들을 ‘믿음 없음’의 증거로 치부하며 자신을 정죄하지 마십시오. 그 질문들은 여러분이 하나님을 삶의 중심에 두려고 얼마나 치열하게 몸부림쳤는지를 보여주는 훈장과도 같은 것입니다.

우리의 구주 예수님께서는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고 우리를 초청하셨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신앙의 본질이 있습니다. 주님은 “내가 너희의 짐을 다 없애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고 말씀하시며, 그 무거운 인생의 짐을 지고도 나와 함께 걸어갈 수 있는 관계를 약속하셨습니다. 우리가 넘어질 때 멀리서 구경하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진흙탕에 넘어져 주시고, 우리의 거친 숨소리를 곁에서 들어주시며, “괜찮다, 내가 여기 있다”라고 속삭이시는 그 주님의 손을 잡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그토록 갈구하는 회복의 시작입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귀한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너무나 쉽게 깨지고 금이 가는 질그릇이기도 합니다. 올 한 해 우리가 지은 죄 때문에, 혹은 우리가 겪은 실패 때문에 여러분의 가치가 훼손되었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질그릇이 귀한 이유는 그 그릇의 재질이 훌륭해서가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을 담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우리 안에 보배 되신 예수 그리스도가 담겨 있기에, 우리는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여러분의 결과물을 보고 점수를 매기시는 분이 아니라, 그 고통의 자리에서도 주님을 놓지 않으려 했던 여러분의 중심을 보고 계십니다.

이제 2025년을 떠나보내며, 여러분의 두 손에 꽉 쥐고 있던 내 방식대로의 해결과 내 기준대로의 응답을 십자가 앞에 내려놓으십시오. 내 뜻대로 되지 않았기에 실패한 한 해라고 규정짓던 그 교만한 평가를 멈추십시오. 대신 오늘 우리에게 주신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는 그 약속 하나만을 유산으로 받으시길 바랍니다. 주님이 곁에 계신다면, 우리의 상처는 더 이상 부끄러운 흉터가 아니라 타인을 치유하는 상처 입은 치유자의 도구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우리에게 닥친 시련을 다 이해하지 못합니다. 2026년에도 예상치 못한 파도가 우리를 덮쳐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압니다. 고통의 한복판에서도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떠나지 않으신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가 누군가의 곁에 머물러 주는 것만으로도 그 영혼이 다시 숨을 쉴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가 완벽하게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을지라도, 하나님의 마음을 닮아 한 영혼을 끝까지 사랑하고 인내하며 그 곁을 지키려 애썼다면, 우리 주님은 마지막 날에 우리를 향해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라고 축복해 주실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2025년의 모든 아쉬움과 눈물, 원망과 자책을 이 시간 흐르는 시간 속에 다 던져버리십시오. 그리고 영원한 동행자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한 손을 잡으십시오. 그 손을 잡고 당당하게 2026년의 문을 여십시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이 약속을 믿고 승리하시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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