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4일

인물탐방-“예술로 사람을 세우다, 김현철 단장의 두 나라를 잇는 문화 선교”

구리시 교향악단을 수십 년간 이끌어 온 김현철 단장은, 지역 예술 생태계를 지켜 온 한 사람의 헌신이 어떻게 도시의 문화적 품격을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클래식을 어렵고 먼 예술이 아니라,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함께 누릴 수 있는 삶의 언어로 만들어 왔다. 구리시향 단장으로서 그는 정기연주회는 물론이고 학교 연계 공연, 문화 취약계층을 위한 음악회, 지역 축제와 연계한 무대 등을 펼치며 클래식의 문턱을 낮추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2007년 제2회 정기연주회에서는 해외 음악가를 초청해 스위스 음악인의 밤을 구성하며 지역 교향악단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고, 2008년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에서는 악단의 정체성과 예술적 깊이를 지역사회에 각인시키는 무대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다채로운 활동은 구리시향이 단순한 공연 단체가 아니라, 지역 시민에게 예술 경험을 제공하는 공공적 역할까지 수행하는 예술 단체임을 입증해 왔다.

그의 헌신은 2011년 신한국인 대상 문화예술 부문 수상으로도 이어지며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김현철 단장의 발걸음은 구리시향이라는 공간을 넘어 더 넓은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현재 그는 필리핀의 General Trias College of Cavite 예술대학 총장으로 활동하며, 한국에서 쌓아온 수십 년의 예술 경험을 필리핀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전하고 있다

그의 임무는 단순한 행정 운영을 넘어, 예술 교육의 토대를 다시 세우고, 현지 학생들이 제대로 된 악기와 시설에서 음악을 배울 수 있도록 환경을 바꾸는 일까지 포함한다.

그는 예술대학 총장 취임 직후, 음악대학의 낙후된 교육 환경을 확인하자마자 그랜드 피아노 두 대, 업라이트 피아노 열 대를 대학 측에 기증했다. 피아노 한 대 마련도 쉽지 않은 열악한 교육 환경에서 이 기증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필리핀 예술교육의 판도를 바꿀 정도의 큰 의미를 지닌 결정이었다.

김 단장은 이 기증을 후학을 돕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라고 말했지만, 현지에서는 그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그의 선물 덕분에 수많은 학생들이 제대로 조율된 악기 앞에 앉아 연습할 수 있게 되었고, 연주회의 질 또한 크게 향상되었다. 이는 학생 개개인의 음악적 성장뿐 아니라, 예술대학의 위상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피아노 기증은 김현철 단장이 가진 선교적 마음의 실천이기도 하다. 그는 음악을 통해 사람을 세우고, 예술의 기회를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필리핀 현지 청년들이 국제 무대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재정비하고, 한국 예술기관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지역 음악회와 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현지에 사랑을 전하고 있다. 그는 필리핀 지역사회에도 작지 않은 영향력을 남기며,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예술가이자 교육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리시와 필리핀을 잇는 그의 여정은, 단장이란 직책을 넘어 예술을 통한 나눔이라는 일관된 철학 위에서 이어지고 있다. 구리시의 무대에서 시민과 호흡하던 그는, 이제 필리핀의 학생들에게도 음악을 통해 꿈을 심어주고 있다. 두 나라를 오가며 그는 언제나 같은 신념을 붙들고 있다. 음악은 재능 있는 소수만의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하며, 사랑을 담아 건네질 때 비로소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을 갖는다는 믿음 말이다. 김현철 단장의 삶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보다 묵묵한 실천의 힘이 더 큰 울림을 낳는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그의 손끝에서 울려 퍼진 피아노의 울림은 구리시를 넘어 필리핀의 교정에서도 새로운 세대의 꿈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 울림은 앞으로도 두 나라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깊고 길게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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