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4일

일본, “출산비 0원” 카드 꺼냈다 — 저출산 타개 위한 분만비 전액 무상화 추진

일본 정부가 심각한 저출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정상 분만 비용 전액 무료화, 즉 산모의 본인 부담을 ‘0원’으로 만드는 파격적 정책을 추진하면서 사회적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자연분만이 질병 치료로 분류되지 않아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며, 대신 정부가 출산·육아 일시금 50만 엔을 일률적으로 지급해 왔다. 그러나 물가 상승과 의료비 증가로 평균 분만 비용은 이미 51만 8,000엔을 넘어섰고, 도쿄 등 대도시의 경우 64만 엔을 초과하는 사례가 늘면서 산모의 실질적 부담이 계속 제기돼 왔다.

후생노동성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정상 분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이며, 실현될 경우 입원료와 분만비, 약제비, 무통분만 마취료 등 주요 비용이 공적 재원으로 충당돼 산모 부담이 사실상 전면 사라지게 된다. 정부는 당초 2026년 시행을 목표로 했으나 구체적 제도 설계와 조정 과정이 복잡해 실제 적용 시점을 2027년 3월 이전으로 잡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2026년 무상화 방침이 굳어졌다고 보도했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확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가장 큰 과제로 꼽히는 것은 지역과 의료기관 간에 크게 차이 나는 분만 비용을 국가가 보험 수가 체계 안에서 표준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도쿄의 평균 분만 비용은 약 62만 5,000엔으로, 가고시마현의 38만 8,000엔과 비교하면 격차가 뚜렷하다.

정부는 비용을 일정 기준으로 정리해 보험 수가화하려는 입장이지만 의료 현실을 반영한 적정 표준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료계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 산부인과 의사 단체는 건강보험 적용 시 국가가 정한 수가에 따라 진료비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각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요금을 책정할 수 없게 되고, 이는 경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지방의 중소 산부인과 시설은 저출산 영향으로 이미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보험 적용이 오히려 폐업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실제로 관련 조사에서는 보험 적용 시 분만 진료를 중단하겠다고 응답한 의료기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반발을 고려해 정부는 출산 축하 식사나 마사지, 상급 병실 이용 등 의료 외 부가 서비스는 보험 대상에서 제외하고, 필요 시 현금 지원으로 보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본의 출생아 수는 지난해 사상 최저인 72만 988명으로 추산되며 인구 감소 속도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이번 분만 비용 전액 무료화 정책은 단순한 비용 지원을 넘어 출산을 사회가 책임지는 구조로의 전환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지만, 의료계와 제도 설계 문제로 시행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출산 비용 부담 완화만으로는 저출산 문제의 근본 해결이 어렵다며 보육 환경 개선, 주거 지원 확대, 일·가정 양립 정책 강화 등 종합적 대책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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