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4일

트럼프의 선택에 요동친 글로벌 금융시장

매파 연준 우려에 안전자산 붕괴… 달러는 강세 전환

미국 통화정책의 향방을 둘러싼 정치적 변수 하나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거세게 뒤흔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로 케빈 워시를 지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금융시장은 즉각적인 충격 반응을 보였다. 이번 인사는 단순한 인사 발표를 넘어, 향후 미국 통화정책 기조가 급격히 변화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했다.

워시 후보는 과거 연준 이사 재직 시절부터 인플레이션 억제와 통화 정상화를 강조해온 인물로, 시장에서는 그를 기존 예상보다 매파적 성향이 강한 인사로 분류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 시 저금리 기조를 선호할 것이라는 기존 관측과 달리, 물가 안정과 달러 강세를 중시하는 정책 조합이 등장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긴장감이 확산됐다.

Gold prices plummeted as investors fled the safe haven. The gold ingot that shattered upon falling to the ground illustrates the extreme volatility of the gold market. / You can see the animation movie of this image from my iStock video portfolio. Video number: 2254286939

가장 극적인 반응은 귀금속 시장에서 나타났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은 발표 직후 하룻밤 사이 약 9% 급락하며 온스당 4,892달러 선까지 밀려났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보기 드문 낙폭으로, 그동안 지정학적 불안과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과도하게 유입됐던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결과로 해석된다. 은 가격 역시 온스당 100달러 선이 붕괴되며 동반 하락했고, 일부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귀금속 시장 전반에 형성된 투기적 거품이 본격적으로 꺼지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주식시장 역시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미국 증시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으며, 특히 금리 상승에 민감한 기술주와 성장주를 중심으로 매도 압력이 집중됐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기업 실적보다 할인율 변화에 민감한 종목들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다.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관망세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반면 달러는 강세로 돌아섰다. 통화 긴축 가능성이 재부상하면서 달러 지수는 반등에 성공했고, 주요 통화 대비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는 미국 금리가 다시 글로벌 자금 흐름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한 결과로, 신흥국 금융시장에는 추가적인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정치와 통화정책이 결합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금융시장 충격 사례”로 평가한다. 한 글로벌 투자은행 관계자는 “이번 반응은 워시 개인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연준의 독립성과 정책 방향이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한꺼번에 가격에 반영된 것”이라며 “대선 일정이 가까워질수록 유사한 변동성 국면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단기 과민 반응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 인준 절차와 정책 실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며, 연준의 집단 의사결정 구조상 단일 인물이 모든 정책을 좌우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장 반응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 통화정책 신호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국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는 정치 이벤트가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 여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보와 연준 인선 구도가 보다 명확해질수록, 금융시장은 방향성을 찾기보다는 한동안 높은 변동성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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