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30일

[인물탐방] 거리와 교회, 그리고 사람을 잇는 이름 – 정형구 선교사의 36년

정형구 선교사는 3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필리핀 선교의 최전선과 후방을 모두 지키며, 한 나라의 교회와 사회, 그리고 선교 공동체 사이를 묵묵히 잇는 ‘현장형 네트워크 리더’로 불릴 만큼 다층적인 사역을 감당해 온 인물이다.

전형구 선교사의 발자취는 목회, 교육, 구제, 미디어, 치안 협력, 그리고 한인 사회 연합이라는 여섯 개의 굵은 축으로 요약된다.

  • 지도자 양성과 교회 개척의 기틀

정 선교사의 헌신은 1991년 필리핀연합신학교(PUTS)를 설립·운영하면서 현지 지도자 양성이라는 기틀을 놓은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필리핀 복음주의신학교 학장과 필리핀 장로회신학대학 설립 참여 등 신학교 사역에 꾸준히 힘써 왔다. 이러한 교육 사역은 필리핀 현지 교회 지도자의 자립과 성장을 위한 구조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정 선교사는 마닐라 제자교회, 주님의선교교회 등에서 한인과 현지 성도를 섬기는 목회 사역을 이어갔으며, 이 공동체가 합병하여 재정비되는 과정에서도 안정적인 교회 정착을 이끌었다.

뿐만 아니라 현지인 교회 3곳을 개척하고 이양하는 한편, 카비테 지역에 초등학교를 설립하고 이양하는 등 현지인의 자립과 다음 세대를 위한 실질적인 터전을 마련했다. 그의 이러한 초기 사역은 복음 전파와 함께 현지 사회의 교육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 것이다.

  • 미디어, 행정, 그리고 한인 사회 연합의 구심점

정 선교사는 개인 사역에 머무르지 않고, 한인 사회와 선교 공동체 전체의 연합과 발전에 주력해 온 인물이다.

정 선교사는 한인교회협의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2000년대 초 구(舊) 한국선교단체협의회(한선협) 서기 및 부회장을 지내고 현 필한선협의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등 선교사 연합의 역사에 깊이 관여해왔다.

특히 2009년 한선협 논쟁 당시 부활 복구 총회 추진위원장을 맡아 연합 재건을 시도했으나, 갈등 속에서 사퇴하는 경험을 겪기도 했다. 이는 정선교사가 연합을 위해 전면에 나섰던 인물임을 증명하며, 선교 현장의 구조적인 어려움과 복잡성을 함께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또한 정선교사의 사역은 미디어와 행정 분야에서도 빛을 발한다.

최초의 방송 사역인 라디오 한국 음악 방송(군인 방송 매일 시간 임대)을 통해 복음을 전파했으며, 말레이시아 주관 아시아 신문인 “한나 익스프레스”의 필리핀 주간지 편집 및 발행을 맡아 미디어와 문화 사역에 힘썼다.

한국컴퓨터선교회(KCM) 필리핀 지회장으로서 기술 선교에 앞장섰고, 현재는 CTS 필리핀과도 협력하여 영상 선교를 이어가고 있다.

정형구 선교사는 교민 사회의 권익 향상을 위한 공적인 영역에도 헌신했다.

필리핀 한인총연합회 사무국장(4년) 및 임원·국장(13년)으로 봉사하며 한인회와 이민국 간 비자 협정 체결, 대한체육회 가입, 한국국제학교 설립 등 교민 사회의 제도적 기반을 다지는 데 핵심적인 업적을 남겼다.

현재는 동부한인회 발기인, 부회장 및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 경목 사역과 도시 구제, 입체 선교의 확장

정형구 선교사는 선교사의 사역은 교회와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사회의 가장 낮은 곳과 공권력 조직까지 확장되었다. 그의 사역은 입체 선교라는 별칭에 걸맞게 다방면으로 전개된다.

그는 필리핀 문교부 인가 고등학교인 한국기독사관학교 부설 필리핀 기독사관학교를 설립·운영하며 교육과 군사 훈련이 결합된 독특한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교원조합 퇴직교원단 필리핀 지부장으로서 은퇴 세대를 위한 공동체 마을 조성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선교사의 삶 전체를 돌보는 구조를 고민한다

특히 최근 필리핀 경목선교회 회장을 맡아 필리핀 경찰청(PNP)과 공식 MOU를 체결하고 선교사들을 경목으로 파송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한 것은, 그의 사역이 사회 안전과 공공 협력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되었음을 보여준다. 이 활동은 현지 경찰 조직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교민 보호 및 상담 구조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도시 빈민과 노숙인을 향한 구제 현장에서도 그의 헌신은 계속된다.

안티폴로 지역에서 매주 토요일 도시락을 나누고 기도하는 사역은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도시 구제 선교’의 모범이다. 정형구 선교사는 목회자, 신학교 학장, 구제 사역자, 경목회 지도자, 연합단체 리더라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필리핀이라는 넓은 땅에서 교회, 사회, 선교사, 현지 공동체, 그리고 경찰 조직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해왔다.

그의 36년 선교 여정은 복음과 사람, 그리고 공동체를 세우는 선교를 오랫동안 실천해 온 선구자의 기록이다

작성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