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빈민가에서 사랑을 전하는 오영호 선교사, “한 사람의 변화가 도시의 희망이 된다”
필리핀 카비테의 좁은 골목길, 하루 종일 뜨거운 열기와 먼지가 뒤섞인 이곳에서 눈에 띄는 한 인물이 있다. 바로 지역 공동체에 조용하지만 강력한 변화를 이끌고 있는 오영호 선교사다. 그는 지난 10여 년 동안 빈민촌을 중심으로 교육·급식·상담 사역을 쉼 없이 이어오며, 주민들의 깊은 신뢰를 얻고 있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신뢰는 아니다. 도움이 절실한 가정에 가장 먼저 찾아가고, 아파하는 아이를 품에 안아주는 그의 사역은 어느새 이 지역의 일상이 되었다.
오 선교사가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희망 배움센터’(Hope Learning Center) 설립이었다. 읽기와 쓰기조차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았던 카비테 북부 지역에서 그는 작은 방 하나를 빌려 책상 몇 개를 놓고 무료 수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5명에 불과했던 아이들은 이제 매일 40~50명씩 모여 든다. 오 선교사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교육이 아니라, ‘나는 가치 있는 존재’라는 믿음을 심어주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배움센터를 거쳐 간 아이들 다수는 학교 성적이 향상되거나 정식 학교로 복귀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그의 사역은 교육에만 머물지 않는다. 매주 수차례 진행되는 가정 방문 사역은 현지 주민들이 가장 크게 의지하는 활동 중 하나이다. 병든 노인을 위해 직접 병원에 동행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워 병원조차 가지 못하는 가정을 위해 약을 지원하며, 버림받은 미혼모 가정에게 상담과 기도를 제공한다. 마리아(42)라는 현지 주민은 “오 선교사님은 우리 고통을 대신 짊어지려는 분”이라며, “우리 동네 어디를 가도 선교사님이 안 도와준 집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최근 오 선교사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거리청소년(Street Kids) 사역이다. 하루 종일 길거리에서 구두를 닦거나 물건을 파는 아이들, 가족에게 버려져 혼자 살아가는 아이들, 소년 가장이 되어 동생들을 먹여살려야 하는 아이들… 그들의 삶 한 가운데에서 오 선교사는 급식 사역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20명 남짓 모이던 급식이 지금은 80명 이상이 참여하는 지역 최대 규모의 무료 급식 사역으로 성장했다. 아이들은 식사 후 단순히 돌아가지 않는다. 악기 교육, 축구 교실, 멘토링 시간 등을 통해 자신이 가진 재능을 발견하는 시간을 갖는다. 오 선교사는 “한 번의 식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을 채워주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오랜 사역 동안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잠시 침묵하더니 조용히 이렇게 말했다. “선교는 위에서 누군가를 도와주는 일이 아닙니다. 그들의 발밑까지 내려가 함께 걸어주는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사랑을 그대로 흘려보내는 행위일 뿐이죠.” 그의 눈빛에는 지친 기색보다 오히려 더 깊은 확신과 따뜻함이 담겨 있었다.
OPEN MISSION NEWS는 필리핀 본부의 공식 평가를 통해 오영호 선교사를 “현장에서 가장 진실하고 꾸준한 사역을 이어가는 선교사 중 한 명”으로 소개했다. 본부는 앞으로도 오 선교사의 사역 현장을 지속적으로 취재하고, 그의 활동이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정기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필리핀과 한국을 잇는 선교 네트워크 속에서, 오영호 선교사의 묵묵한 걸음은 오늘도 한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며 도시의 희망을 만들어내고 있다.
